산행

[스크랩] 3/28 고생, 고생 산행3

Illinois 2006. 4. 8. 02:50

안개가 껴서 앞은 희미한데, 그나마 희미하게 보이는 곳에 삐죽삐죽 봉우리가 있습니다.

이젠 봉우리가 보이지않을 때도 되었는데 말이죠...

뭔가가 이상합니다.

 

몇 개의 능선을 넘어도 가야할 곳 비슷한 곳이 안 보입니다.

아, 틀렸구나!

전등도 없는데 가야 할 길은 먼 듯하고, 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가야죠.

할 수 없이 계곡으로 내려갑니다. 이제 해는 거의 졌는데 안개까지 끼었으니 꽤나 어두워졌습니다.

낙엽이 쌓인 경사를 열심히 내려오는데 나무에 턱하니 걸렸습니다.

이런 게 있습니다.

아이구, 참나... 이럴 때, 길은 바쁜데 이런 게 보이냐...

 

황철상황입니다.

줄줄이 달려 있는데, 이제 봄이라 그런지 역시 색깔은 많이 죽었습니다.




이젠 정말 어두워졌습니다.

그리고 또 한참을 내려왔습니다. 옆에는 기이한 암봉이 보이고요.

그렇게 내려오니 조금 넓은 바위투성이의 밋밋한 계곡이 나옵니다.

아, 이제 거의 산 아래로구나...

 

어두운 가운데 흰 바위의 빛으로 길을 갑니다.

그렇게 가기를 30여 분. 작은 인도가 나옵니다.

걷기만 하면 되겠죠. 이제 다행입니다.

길을 따라 20여 분 걸으니 조그만 가게가 나옵니다. 여기가 어딘지 물으려고 불러도 대답은 없네요.

뭐... 걸으면 뭔가 나오겠죠.

그렇게 또 10여 분. 꽤나 밝은 불빛이 보이더군요.

가까이 가니 이런 부처님이 서있습니다.



알 만한 분들은 알 수 있는 절간 가운데 와 있더군요. 절 이름을 보니 황당!

하하.... 산을 완존히 꼴딱 넘어버렸네요. 어떻게 정반대로 나와버렸는지...

그런데 그럴것이 거기서 계곡을 타면 목적지 아니면 이 근처로 떨어질 만한 지형입니다.

 

더 걸으니 호텔이 나옵니다.

예전 와본 기억으로는 이 호텔에서도 마을까지 가려면 상당한 거리를 가야 할 것 같아 호텔 안으로 들어갑니다.

프론트의 직원에게 택시를 불러 달라 하였죠.

담배가 고프니 로비에서 담배를 사 아주 맛있게 먹어버리고... ^^

10여 분 기다리니 택시가 한 대 옵니다.

그런데 그냥 갈 수 없어, 택시를 불러준 직원에게 배낭에서 분비상황 조그만 것 하나를 꺼내어 줍니다.

"술을 담그면 그럭저럭 좋을 겁니다."

 

택시를 타 시내로 들려는데 기사분과 얘기를 하자니, 차라리 내 차가 있는 곳까지 택시를 타고 넘어가는 게 낫잖?l니다.

생각하니 그게 좋을 듯해 택시로 고개를 넘었습니다. 삼만오천 원 정도 나오는데 삼만 원만 달라는군요.

그리하야 고개를 넘어 내리고 근처 식당을 찾아 급한 배를 채우니 살아났습니다. ^^

그리고 시계를 보니 밤 10시가 넘었더군요.

 

아, 아주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일부러 그러려 해도 어려운 일인데 얼마나 재미있는 경험이었는지 모릅니다.

 

여러분~ 산에 가실 때는 길 잘 찾아다니세요~~~ ^^

출처 : 우리나라 약초와 버섯
글쓴이 : 사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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