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송이
송이(松茸)는 지표면을 뚫고 나오는 버섯으로서 독특한 향기로 인하여 '버섯의 왕'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숲 속의 보물이다. 송이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숲인 소나무(Pinus densiflora)림에서 주로 발생하며,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수요가 매우 높아졌지만 주로 일본인에게 인기가 높은 자연식품이다. 송이는 함수율이 80∼90%에 달하며 자실체 한 개의 건조중량은 5∼10g 정도이다. 건조중량의 15%는 조단백으로서 갓과 주름부분에 많으며, 탄수화물은 43∼44%, 섬유소는 7∼8%, 지방은 4∼5%를 차지한다. 비단백형태의 질소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미노산은 갓 부위에 아스파라긴산, 글루타민산, 알라닌, 아르기닌, 발린, 류신, 시스틴, 세린, 글리신, 트레오닌, 티로신, 페닐알라닌, 메티오닌 등 13종이 존재하고, 자루에는 아스파라긴산, 글루타민산, 알라닌, 아르기닌, 발린, 류신, 시스틴, 세린 등이 있다(水野와 川合, 1992)
'송이올'이라는 유기화합물과 계피산메틸'로 여겨지는 향기 성분은 송이의 특이한 가치를 발휘하게 하는 주성분이며, 송이 자실체는 만성 또는 급성 설사, 천연두 등으로 고생하는 사람과 산후의 하혈에도 약효가 있다고 한다. 만성 이질이나 허탈, 무력증에는 송이의 밑뿌리를 말려 작게 자른 것 2∼3 조각과 고래의 음경(陰莖) 말린 것 한 조각을 함께 된장에 넣어 끓여 마시면 곧 낫는다고 한다. 또한, 송이는 항암률이 96%에 달하며, 통증을 멈추게 하고 위(胃)를 비롯한 장기(臟器)를 강하게 하는 등 여러 가지 한방적 효능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송이(Tricholoma matsutake)는 살아있는 소나무와 함께 살아가며 자실체(버섯)를 만드는 활물공생균(活物共生菌)으로서 균근균(菌根菌)이라 불린다. 현재까지 송이는 인공재배가 되지 않으며, 일정한 기간에만 자실체를 형성하는 희귀성과 계절성을 지닌 버섯이다. 표고처럼 인공재배가 가능한 버섯은 계절의 제약을 받지 않고 수확할 수 있지만, 송이는 자연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버섯이기에 이상저온으로 시원해진 여름철이나 가을철(9월 초순∼10월)에만 생산된다. 아울러, 송이는 향기(香氣)가 생명이라 할 수 있는 버섯이므로 신선한 생버섯이 인기가 높고, 생버섯의 보존기간은 냉장고에서 보존해도 몇 주 이내인지라 값이 매우 비싸다.
일반적인 식용버섯에 비하여 송이는 자실체가 크고 굵은 편에 속하는데, 큰 송이는 1kg이 넘는 경우도 있으며, 육질이 치밀하고 향이 독특하여 맛과 향을 겸비한 버섯이다. 한편, 건조되거나 저장, 또는 조미된 것은 향과 맛이 변하게 되어 신선한 생송이에 비하여 값이 훨씬 떨어지므로 가을철의 생송이만이 그 진가를 인정받는다는 점도 특기할 사항이다.
Figure 1-1. Distribution of various pine-mushroom
productive regions in the world.
2. 송이 산지
송이 산지의 세계적인 분포를 살펴보면, 동양의 송이(Tricholoma matsutake)는 중국, 한국, 일본 등지에 분포하고, 우리나라 송이와 거의 비슷한 유럽송이(T. nauseoum)는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지역에 나타난다(Figure 1-1). 한편, 중국 남부의 상록참나무 임분에서는 우리나라의 송이(T. matsutake)와 약간 다른 T. matsutake var. quinggan (혹은 T. quercicola)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남부 유럽과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T. caligatum이라는 송이가 발생되며, T. magnivelare는 우리나라 송이에 비해 흰색을 띠는 자실체를 형성하며 북미대륙에 출현한다. 한편, 참나무림에서 발생하는 송이아재비(T. bakamatsutake)도 있는데 이는 위에서 언급한 여러 가지 송이에 비하여 향이 약하고 값이 떨어진다.
동양 송이(T. matsutake)의 주 발생지는 중국대륙, 한반도 및 일본의 일부 지역으로서 소나무, 잣나무, 유안소나무 및 가문비나무 임분에서 발생하며, 만주지역에서는 소나무 단순림보다는 소나무와 참나무 혼효림에서 발생하는 예가 많다. 반면, 미국송이로 통하는 T. magnivelare는 폰데로사소나무, Douglas fir, 솔송나무류, 참나무림에서 발생하는 예가 많으며, 유럽송이(T. nauseoum)는 라디아타소나무 등 유럽적송림이나 Cedrus 임분에서 주로 출현한다.
Figure 1-2. Major pine-mushroom productive regions in Korea. The yield of each region used to fluctuate, but grouped by the annual average yield.
우리나라에서는 송이가 전국의 소나무림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에는 태백산맥과 소백산맥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다(Figure 1-2). 1970년대 초반에는 경기도(가평, 광주), 충청남도(예산), 전라남도(담양, 함평, 화순)에서도 송이
수매가 이루어졌지만, 현재는 이 지역에서 송이 수매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김영배 등, 1975). 최근의 송이 생산량을 살펴보면, 경상북도가
전국 생산량의 약 65%, 강원도가 약 27%를 차지하여 90% 이상이 이 지역에 국한되고 있다. 송이가 많이 생산되는 지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경상북도의 울진, 봉화, 영덕과 강원도 양양, 삼척 등을 꼽을 수 있는데, 매년 그 순위는 해당 연도의 온도나 강수량 등에 따라
변화한다(박현 등, 1996).
3. 송이(Tricholoma
matsutake)의 생물학적 특성
3.1. 송이의 발생과 생장
송이에 대하여 전반적으로 정리한 小川(1991)의 자료에 근거하여 송이의 과학적 분류를 간단히 살펴보면, 송이는 담자균류의 송이목(目), 송이과(科), 송이속(屬)에 속한다. 송이의 시발점은 포자(胞子)라고 할 수 있는데, 포자는 균류(菌類)에서 식물의 꽃가루나 종자의 역할을 하며, 자실체(버섯)는 이들 번식체(포자)를 만드는 생식기관의 하나이다. 미세한 많은 수의 포자는 널리 퍼지게 되는데, 이렇게 떨어진 포자는 그 균의 성질에 맞는 생활장소에서 번식한다. 송이는 앞서 말한 것처럼 균근성 버섯이므로 다른 균근성 버섯처럼 땅 속에 균사집단을 만들며 세력권을 넓혀 간다.
송이 자실체의 생장과정을 살펴보면, 지표면으로 돌출된 버섯의 높이가 0.5mm가 넘게 되면서 윗 부분이 갈색으로 되고 주름이 차차 생기기 시작한다. 갓이 넓어져서 주름의 표면에 담자병이 생기고 포자의 형성이 시작된다. 이렇게 형성된 포자는 갓이 펴지고 턱받이가 떨어지면 여러 시간 동안 비산된다. 포자가 떨어지면 밝은 안개 또는 백색 연기처럼 퍼지는데 그 비산속도나 비산거리는 특히 공중습도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비온 후와 안개 낀 날은 콜로니 형태의 포자를 날리고, 맑은 하루 중에는 그리 많이 날리지 않는데, 낙엽 위에 떨어진 포자는 백색 포자문(胞子紋)을 만든다. 포자의 양은 하루에 수 억 ∼ 수 십억 개로 조건에 따라서 변한다. 포자가 가장 많을 때는 보통 갓이 벌어져서 3∼4일째인데, 갓이 뒤집어지기 시작하면 포자량이 적어진다.
송이 포자는 레몬과 매우 비슷한 형태를 지녔는데, 한쪽 방향에 돌기가 있는 구형이고 색은 흰색이며 표면은 매끈하다. 전자현미경 사진에서 보면 포자는 피막이 단순하고 돌기 선단은 담자병이 붙었던 흔적이 있다. 끊어진 부분을 보면 외측의 막은 얇고 안쪽에는 두꺼운 층이 있는 이중구조이다. 내부에는 입자상(粒狀)의 내용물이 가득 차 있고 기름방울 모양도 발견된다. 담자균의 포자는 대개 어떠한 색다를 것이 없는 단순한 구조이다. 포자의 대부분은 측정자에 따라서 다르지만 장경(長徑) 5-9㎛ 단경(短徑) 4-7㎛으로 폭이 넓다.
송이의 수명이나 발아 조건에 대한 이견(異見)이 많지만, 저장 방법에 따라 송이 포자는 5개월 후까지 살아있는 경우도 있으며, 성숙한 포자는 증류수와 산(酸) 혹은 알칼리를 첨가한 증류수에 소나무 뿌리 침출액을 첨가한 곳에서 잘 발아한다. 온도 조건은 16℃에서 20시간, 20℃에서 18시간, 28℃에서 12시간만에 발아하며, 0℃의 저온에서도 잘 버틴다. 소나무림의 무기질 토양인 B층 토양의 침출액을 첨가한 배지와 콜로이드상 점토를 얇게 편 한천 배지에서 상대적으로 발아율이 높고 당을 첨가하면 균사가 잘 생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온도조건을 살펴보면, 20∼26℃에서는 6일째에 발아를 시작하고, 24∼26℃에서 발아관의 생장은 잘 되지만 30℃가 넘으면 발아가 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된다. 또한, 발아에 적합한 pH는 4.0∼5.0으로 우리나라 소나무림 토양의 산도(酸度)와 비슷하다.
포자가 발아하여 생장하면, 가느다란 균사(菌絲)가 되어 가지를 치며 균사체(菌絲體)를 이룬다. 이 균사체는 점차 퍼져 나가면서 토양층에 마치 흰색의 성(城)을 만들어 균사집단을 이루게 되는데, 이것을 일본에서는 시로(シロ)라고 부른다. 대체로 송이는 줄 모양이나 화살 모양으로 나란하게 발생하지만 건전한 젊은 균사집단에서는 같은 균사간의 경쟁을 극소화하기 위하여 원형으로 발전하게 되며 송이 자실체를 형성하는 모체(母體)가 된다. 이처럼 송이가 조성한 바퀴 모양을 균환(菌環, fairy ring)이라고 하는데, 균환은 요정이 춤을 추는데 풀을 밟아 남긴 발자취 모양처럼 버섯들이 발생되어 있는 모습을 묘사한 것이다. 이러한 균환이라는 용어는 송이 뿐만 아니라 여러 종류의 균류가 야외에서 조성하는 균사의 집단(colony)과 그 곳에서 구성된 미생물 사회를 표현하는 용어로도 사용된다.
균사층 또는 균사의 집단인 송이 균환의 모양은 송이 자실체(버섯)가 발생하는 모습을 보면 대략 알 수 있지만 정확하게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매년(최소한 3년 정도) 자실체가 발생된 위치에 작은 표시를 해 놓아야 한다. 이것을 그림으로 정확하게 표시한다면 송이 균환의 크기, 형태, 확대되는 속도나 송이 균환의 활력을 측정할 수 있다. 송이 균환은 어릴 경우에는 군상(群像)으로 나타나고, 오래되면서 원형, 줄 모양, 점 모양 등으로 그 발생양상이 변화하고, 송이 균환의 한가운데 선도균체(先導菌體)가 생기기도 하며 두 개의 송이 균환이 접촉하면 표주박 모양으로 변화하기도 한다(Figure 1-3). 양양, 울진, 함양, 거창, 남원 등의 송이 산지에서 균환과 소나무림을 조사한 결과, 송이 균환(菌環)들은 지름이 작게는 1.5m에서 큰 것은 십여 미터로, 생겨난 지 수십 년에 이르면서 중간에 끊어진 부분이 있었다. 또한, 일단 균사가 지나간 곳에는 자실체가 발생하지 않고, 송이 균환은 대체로 일정한 속도로 퍼진다.
Figure 1-3. Various forms of the fairy rings of Tricholoma matsutake. Some of the broken fairy
rings were thought to be deleted when they met other tree species instead of
Pinus densiflora or thick
litter layer.
즉, 토양중의 균사는 처음부터 일정하지 않고 지형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생장한다. 균환은 땅 속으로 생장해 나가면서 불리한 환경, 즉 참나무류나 다른 외생균근을 형성하는 각종 잡관목, 풀뿌리, 두터운 낙엽부식층 등을 만나면 그 부분은 더 이상 뻗지 못하고 죽어 없어진다. 또한, 장애물이 되는 돌이나 그루터기가 있거나 잔뿌리(세근, 細根)가 없으면 송이 균환의 생장이 늦어진다. 균사가 단순히 방사상으로만 생장한다면 수면의 파문(波紋)과 같이 동심원 모양으로 자라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송이 균환의 바깥 부분은 대체로 굴곡이 심하고 부분적으로 사라진 경우도 있다. 한편, 송이 균환 중앙의 뒷부분에 송이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균사가 통과해 버린 후에 송이가 다시 발생하기 때문이 아니고 송이 균환의 생장이 일시적으로 정체하는 동안 송이가 발생하여 송이 균환 내부에서 송이 자실체가 형성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한편, 자실체(버섯)의 발생위치가 이동하는 것을 보고 송이 균환의 연간 생장 폭을 구할 수 있지만, 그 값을 측정한 사람에 따라 각양각색이다. 0∼45cm, 6∼18cm, 경우에 따라서는 30cm 정도로 되어 있으나 송이 균환의 연간 생장 폭은 토양 등 환경조건에 따라 다르다.
자실체가 균환을 이루며 발생되어 나오는 이유는 송이가 발생한 곳 주변의 흙을 파헤쳐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송이를 뽑아 내는 경우에는 손에 강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서투르게 뽑아 내려고 하면 밑뿌리가 끊어지므로 전문가는 대체로 나무 막대기를 가지고 다닌다. 이것은 송이의 밑뿌리가 토양 속에 있기 때문인데 낙엽이나 부식층 위에 생긴 버섯과 비교해 채취할 때 손에 받게 되는 느낌이 다르다. 자실체 주위의 낙엽이나 부스러진 부식층을 관찰하면 회백색의 층이 보인다. 더욱 깊이 파 내려가면 흙 속에 새하얀 균사가 보이며, 균사(菌絲)와 균근(菌根)으로 되어 있는 가는 뿌리가 토양을 단단하게 쥐고 있다.
이 부분에는 소나무 향 비슷한 독특한 냄새가 있어서 송이 균환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1 m2 만큼 고랑을 넓히면 송이 균환을 잘 이해할 수 있다. 송이 균환 바깥쪽의 토양은 대체로 습하고 백색의 균사층과의 경계가 확실하기 때문에 송이 균환의 선단을 오인(誤認)하지는 않을 것이다. 자실체가 나오는 장소에서 송이 균환의 안쪽으로 향하게 됨에 따라 토양은 건조하고 흰빛을 띄게 되고 물이 스며 들어오지 못할 정도로 불투수층이 된다. 한편, 송이 균환의 선단으로부터 1∼1.5m 정도 안쪽으로 들어가면 불투수층은 없어진다.
송이 균환의 선단으로부터 자실체 위치까지는 좁은 곳은 3∼5cm, 넓은 곳은 20∼25cm로서 평균 10∼15cm이다. 자실체는 지난해 가을부터 금년의 늦여름까지 생장한 균사폭, 약 20cm의 균사층 윗 표면에 나타나게 되는데, 균사의 생장 폭은 일정하지 않다. 자실체 발생량은 지하의 균사량과 비례하므로, 송이 균환의 발육이 나쁜 산등성이나 메마른 땅에서는 작은 자실체가 얻어지고, 능선이나 사면이라도 송이 균환의 발육이 좋은 곳에서 갯수는 적지만 커다란 자실체가 발생한다.
자실체가 고립하여 발생된 곳에서, 자실체 한 개를 발생시키는데 필요한 균사량을 측정한 결과, 자실체 한 개를
발생시키기 위한 면적은 토양 표면적으로 환산하여 100∼200cm2에 달했다. 이 면적은 완전하게 열린 자실체의 갓이 끝나는 넓이와 비슷하다.
이것을 부피로 계산하면, 뿌리와 균근, 균사를 조밀하게 포함하여 된 토양의 덩어리가 1,500∼2,000cm3 정도가 된다. 즉, 자실체가 발생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균사와 균근이 흙
속에 형성되어 있어야만 한다.
3.2. 송이와 소나무(Pinus densiflora)
송이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송이 숲을 이해하여야 한다. 송이가 생활하는 토양생물 사회에 대하여 잘 알고 송이 균환의 생태적 지위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우리나라의 송이는 소나무림에서 주로 발생하므로, 시간의 추이에 따라 변화하는 소나무림의 생장과정, 지역과 지형에 의한 소나무 숲의 변이, 사람 손에 의하여 변화하는 소나무림 생태계의 반응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즉, "어떠한 소나무림에서 어떻게 하면 송이가 발생하는가" 라고 하는 기술적 과제에 접근해 가야 한다.
소나무는 양수(陽樹)로서 햇볕이 잘 쬐는 장소를 좋아하며 빛이 약한 곳에서는 자라지 않는다고 잘 알려져 있다. 소나무림 내에서 가장 어두운 곳은 빛이 약 20% 정도 들어오는 곳으로 소나무의 최소 요구광량이 27%이므로 활엽수가 빽빽이 들어선 숲에서는 자라지 않고 나지(裸地)처럼 직사광선이 강하고 일조시간이 긴 장소에 발생, 생장한다. 어린 나무의 생장은 빠르므로 선구식물(先驅植物)로서 다른 식물보다 먼저 생육공간을 점하는 성질이 있다. 온도는 온난지수로 보면 20°에서 140°의 넓은 범위에 분포하고 최적온도는 100°정도이다. 그러나 온도에 대한 내성이 강하며 한랭한 기후 조건에도 잘 적응하므로 넓은 지역에 분포할 수 있다.
물에 대한 요구를 보면 소나무는 사면(斜面) 윗 부분과 산등성이 등 수분이 적은 장소와 강수량이 적은 지역에 많이 분포한다. 다른 수종에 비하여 함수량이 적고, 잎의 단위 면적당 증산량도 적으며 물 소비량도 낮아서 토양이 건조하여도 잘 견디는 편이다. 토양수(土壤水) 중 pF 1.7∼4.0 정도의 수분을 이용할 수 있는데, 이것은 근계(根系)가 넓고 세근(細根)의 80∼90%가 외생균근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묘목 시기부터 균근의 도움으로 물과 양분이 적은 악조건에서도 생활할 수 있는데, 이처럼 강한 내성은 선구식물(先驅植物)이 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소나무림이 성립하기 쉬운 지형은 능선에서 산중턱, 또는 산자락까지 모든 곳이 가능한데 사면 하부에 출현하는 경우는 인공조림된 것이 보통이다. 토양조건에 좌우되기 쉽지만 토양의 모재(母材)는 안산암, 화강암, 정암, 점판암, 사문암, 화산회, 석회암, 사암 등 무엇이든지 가리지 않고 적응성이 높아 토양 발달이 안된 암반 위에서도 생육 가능하다. 토양산도는 산성, 알칼리성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
토양조건을 보면 소나무가 자라기 적합한 토양을 정의하기 힘들 정도로 아주 폭이 넓다. 하지만, 소나무림이 되기 쉬운 토양이 있는데, 척박하고 수분조건이 좋지 않아 건조하기 쉬우며 비교적 통기성이 좋고 유기물이나 양분이 적은 토양이다. 토양형으로 말하면 표면 침식을 받은 수식토(受蝕土, 토양의 표면이 오랜 기간 침식되어 빈약하게 된 토양을 가리킴), 풍화하여 토사가 축적된 미숙토(未熟土, 산이 붕괴하여 토사가 축적된 경우를 말하고, 표면 토양 발달의 미숙으로 A층이 없음), 또는 이들 미숙토양이 성숙하기 시작한 갈색삼림토의 건성형인 B1 및 B2형 토양, 건성의 적색토, 적황색토, 흑색토 등이다. 소나무의 생육은 토양이 갈색 산림토양형으로 변화됨에 따라 대체로 좋아진다.
소나무 생육의 적합성은 토양형과 토양 양분만으로는 결정되지 않고 토양의 축적양식과 물리성에 의하여 결정된다. 가장 적합한 것은 산등성이와 평탄지의 잔적토(殘積土)로 낙엽송이나 잣나무의 조림이 쉬운 산록부의 비옥한 붕적토(崩積土)에서는 성림(盛林)이 되기 어렵다. 물리성의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은 높지만 물 빠짐이 좋고 건조한 다공질의 토양을 선호한다. 소나무림 표층 토양의 질소 함량은 0.1∼0.15%, 인산은 0.05∼0.08%, 칼리는 0.2∼0.8%로 꽤 낮은 수치를 나타내어 토양 양분은 적은 편에 속한다.
이러한 자연 상태에서 잘 버틸 수 있는 것은 부족한 양분을 효율적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균근균이 소나무 뿌리에 붙어 있기 때문이다. 즉, 소나무는 균근과의 공생관계를 통하여 척박한 지형에서도 잘 버티는 환경 적응성이 높은 수종인데, 송이와 같은 균근균의 입장에서 보면, 환경 적응성이 높은 소나무는 균을 받아들이는 허용량이 큰 수종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균근균이라고 하여도 생리적 성질이나 생태적 조건에 대한 기호는 종에 따라 다르다. 생리적 조건으로는 많은 균이 소나무와 공생할 수 있어도 생태적 조건이 제한되기 때문에, 일정한 장소에서 공생 가능한 것은 극히 일부가 된다. 즉, 소나무림에 발생하는 균근상(菌根相, mycorrhizal flora)은 입지마다 변화한다. 공생체를 형성하는 기주식물이 다양한 입지환경에 성림(盛林)을 형성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균류상도 단순하게 된다. 반면, 소나무는 모든 환경에서 적합한 공생균을 찾으려고 하기 때문에 넓게 분포하게 된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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