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보고 산행지로 걷습니다.
새벽 3시 40분
새벽안개가 희뿌옇네요. 사진은 좋지 않지만...
어둠 저 멀리서 샛별도 일찍 나와 반깁니다.
새벽녘에 동쪽하늘에서 반짝이는 금성을 샛별이라 하고요, 해질녘 서쪽하늘에서 반짝이는 금성은 우리말로 ‘개밥바라기’라고 합니다. 강아지가 밥을 밥 달랄 때쯤 나타나는 별이라 그런 이름이 붙었다더군요.
지도를 보고 산행지를 결정하여 나아갑니다. 가는 길 낙엽이 참으로 아름답네요.
낮은 곳에 황철나무도 보이고 개회나무 군락도 보이고 여건이 좋습니다.
아직은 길이 머니 계속 나아갑니다. 산행 시작 세 시간이 지난 시각. 그런데 아뿔사!
이상한 곳이 나오네요. 계곡을 잘못 거슬러 올랐나봅니다. ^^;
아하, 이런! 어쩔거나...
하지만 원래 가기로 한 곳으로 방향을 틉니다. 암벽지대로, 먼 길이죠.
조그만 계곡을 타고 오르고... 말굽버섯 상한 것과 소나무잔나비버섯을 만나지만 그냥 가기로 합니다.
참부채버섯이 피어있네요. 두 봉지만 담았습니다.
암벽을 오릅니다. 계속 칼능선이 펼쳐지네요. 산과친구 님 잘도 오릅니다.
산양이 똥을 눈 흔적이 곳곳에 있고,
꽤나 올라 아래를 굽어보니, 역시 좋네요.
바위지대라 석이도 가끔 보이고,
매머드 바위네요. 귀엽게 생겼습니다 ^^
산 중턱 아래는 예년 같지는 않아도 단풍이 곱습니다.
바닥에는 엄나무 낙엽이 수북합니다. 잎이 커서 그런지 엄나무가 있는 곳에는 엄나무 낙엽만 쌓인 듯합니다.
조그만 차가 달랑 ^^;
능선 암벽지대를 거슬러 가기만을 그렇게 예닐곱 시간. 끝이 안 납니다.
애초에 가기로 한 산행지로 돌기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 그러해서 가까운 계곡으로 내려가기로 합니다. 어쩔 수 없네요.
계곡을 다 내려오는 데만도 두어 시간. 거기서 산의 초입으로 오는 데 세 시간.
그렇게, 그렇게 힘겨운 산행을 하고 차를 댄 곳으로 오니 저녁 7시를 넘겼습니다.
아마도 평생을 잊지 못할 산행으로 기억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산행을 언제 다시 또 할지... 귀중한 한때였습니다.
산과친구 님, 고생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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